황유윤




# 지나간 시간, 기억의 왜곡, 동심.

이러한 세 가지 키워드를 어른이 된 지금 다시 바라보려고 한다.

놀이터라는 공간 속 기구들은 어린아이의 신체 크기에 맞춰 제작된다. 아이가 아닌 어른이 그 공간에 들어가 기구를 탄다면 어딘가 모르게 불편해 보인다. 그 모습이 마치 놀이터가 어른들을 밀어내는 것 같다고 느꼈으며 지나가 버린 시간 속 동심이 가득했던 모습을 놀이터 기구에 투영시킨다.




<어색한 공간>, 65.1*53cm, 판넬에 유화, 2021




<그땐 그게 참>, 60.6*45.4cm, 캔버스에 유화, 2021 




<그때>, 22*27.3cm, 캔버스에 유화, 2021

 



일상을 살아가면서 외면해온 나의 어린 모습과 미숙한 생각들은 시간이 지난 후엔 돌아가려해도 그럴 수 없는 애틋한 것이 된다. 흔들 목마의 물리적인 크기는 어른들에게 작지만, 심리적인 크기는 크게 느껴지도록 표현한다. 어린 모습, 흔들 목마를 숨어서 바라보는 듯한 구도를 통해 너머에서 바라보는 시선을 담는다.




각 34.8*27.3cm, 판넬에 유화, 2021

 



# 옛날 것들

앞서 너머에 있는 어린 마음을 토닥여주며 어릴 적 가지고 놀았던 인형과 엉성한 모래성, 촌스러운 디자인의 케이크 그림을 보며 옛 생각에 빠져보자.




<오래 된 친구들>, 16*16cm, 캔버스에 유화, 2021




<반짝이는 모래성>, 30*30cm, 캔버스에 유화, 2021




<축하합니다>, 30*30cm, 캔버스에 유화, 2021




# 구경거리가 된 젤리콘

 동심과 관련된 주제로 자기 성장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젤리콘은 ‘젤리 같은 말’과 ‘유니콘’이 합쳐져 만들어진 이름이다. 젤리콘은 뿔을 가진 유니콘이다. 보들보들하고 둥근 몸통과는 다르게 딱딱하고 뾰족한 뿔을 가지고 있다. 그는 남을 위협할 수도, 찌를 수도 있는 자신의 뿔을 혐오한다. 




<자기혐오>, 약 14*14*29cm, 백자토에 유약, 2021




<발목이 잡힌 순간>, 약 9*9*16cm, 백자토에 유약, 2021

 



젤리콘은 자신의 뿔을 결함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모자나 물체로 뿔을 가리려고 한다. 하지만 가린 것은 말 그대로 가린 것일 뿐 사라진 것은 아니다. 

 



<모자를 쓴 젤리콘>, 약 15*9*18cm, 조형토에 유약, 2021




<컵과 쿠키 그리고 젤리콘>, 가변크기, 조형토에 유약, 2021

 



회피하는 것은 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젤리콘은 자신이 싫어했던 특징을 오히려 뽐내려고 한다. 남과 다르다고 해서 상처받았던 부분을 남들은 가지지 못한 것으로 다시 생각한다. 결점이 아닌 특별한 장점으로 여기며 당당하게 살아간다.

이제 뾰족하고 모난 뿔은 그에게 거슬리는 존재가 아니다. 정신적으로 승화시킨 그의 뿔은 이제 보이지 않고 떳떳한 자태만이 남았다.  




<회전>, 약 11*11*16cm, 백자토에 색안료, 2021

 



# 구경하는 사람들

<사람들>에 포함된 인물 오브제들은 각각의 이름을 가진다. 실제로 작가의 주변 인물들의 이름을 가져와서 변형시킨다. 가상의 인물들이지만 정체성을 부여하기 위해 별자리, 출신지 등으로 각각의 개성을 표현한다. 손으로 하나씩 제작하여 형태가 일정하지 않다. 하나도 같은 것이 없다는 특징이 인간의 모습과 닮아 있다.

 



<사람들>, 가변크기, 백자토에 유약, 2021

 



# 전설이 된 젤리콘

젤리콘의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서 먼 훗날 조각상으로 탄생한다. 사람들은 커다란 조각들을 보며 경이로운 듯 멍한 표정을 하고 사진을 찍기도 한다. 사람들은 자유롭게 전시를 관람하며 영감을 받는다.




<회전을 감상하는 사람들>, 가변크기, 혼합재료, 2021




<젤리콘 동상을 구경하는 사람들>, 가변크기, 혼합재료, 2021






황유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