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다와리

MANAH




Doll company by LIttle monica

type - Yuria

 ⓒ Little monica

http://littlemonica.cafe24.com/




#서문

안녕하세요. 어떤 서문으로 시작해야할지 매끄러울지 모르겠네요. 

저는 사진 작업을 하고 있는 마나 MANAH 라고 합니다. 

MANA + 본명의 중앙 이니셜을 따서 H, 해서 MANAH 라고 쓰고 있습니다.




HORIZON


Doll company by Fromswitch 

type - Rusi

ⓒ SWITCH

http://fromswitch.com




NANAI


Doll company by Rosetta doll

type - Agave

 ⓒ Rosetta doll

https://blog.naver.com/memoria4001




NANAI, DREAM


Doll company by Rosetta doll

type - Agave

 ⓒ Rosetta doll

https://blog.naver.com/memoria4001




#사람이 아닌 피사체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저의 피사체는 사람이 아닌 구체관절인형이라고 불리는 인형입니다. 

인물을 찍다가, 인형을 찍게 되기 시작한 것은 작년 7월의 일이었습니다. 인형은 저의 오랜 취미로, 접하는 것은 사실 어렵지 않았어요. 처음에는 인형은 인형으로서, 그냥 찍어도 예쁘니까 그 선에서만 끝나는 사진들을 찍었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좀 더 사진에 생동감을 부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잘 찍은 인물 사진을 봤을 때 눈빛이나 표정이 살아있어서 좋다, 라는 느낌이 드는 것처럼? 그 순간부터 사진을 찍는 방향성과 사고 자체를 조금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히 물건으로서 인형을 찍는 게 아닌, 피사체 - 모델로서의 인형을 찍는 쪽으로. 지금도 그 점에 가장 신경을 쓰면서 작업을 하고는 합니다.

  

MARIDA


Doll company by LIttle monica

type - Yuria

 ⓒ Little monica

http://littlemonica.cafe24.com/




LOVE REPLICA


Doll company by Fromswitch 

type - Mara 

 ⓒ SWITCH

http://fromswitch.com




#코다와리(こだわり)

on의 타이틀이기도 한 코다와리는 일본어로, 한국어로 해석하기에는 모호한 단어입니다. 대략적으로 풀어보자면 내가 습관적으로 의식하게 되거나, 의식하지 않는 중에도 얽매이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코다와리가 되는 것은 물건일 수도, 사람일 수도, 감정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작업하는 사진들을 이야기 하려면 코다와리를 이야기하지 않으려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진을 찍기 전, 인형을 메이크업할 때부터 시작되는 코다와리들, 이후 사진에 항상 들어가는 요소들이나, 사진을 찍을 때의 코다와리들, ··· 수많은 코다와리들이 작업을 할 때 저를 따라다닙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을, 보기 좋게 시선에 담아보고 싶어서인 것 같아요. 

  

MARIDA


Doll company by LIttle monica

type - Yuria

 ⓒ Little monica

http://littlemonica.cafe24.com/



ANEMONE


Doll company by LIttle monica

type - Yuria

 ⓒ Little monica

http://littlemonica.cafe24.com/




#변하지 않는 것, 변하는 것

사진은, 순간을 기록하는 도구로 인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기록된 순간은 영구히 변하지 않지요. 디지털 파일이 없어지거나 필름이 소실되거나 할 수는 있어도, 사진에 담긴 장면 자체가 변하는 일은 거의 없지요. 

인생의 정중앙지점을 달리고 있는 저에게 있어, 앞전의 5년의 시간은 격변의 시간이었습니다. 수많은 사람을 만났고, 헤어졌고, 수많은 곳을 돌아다녔어요. 많은 것을 봤고, 많은 것을 경험했습니다. 그렇게 5년이 흘렀고, 개중에는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사람도, 사라져서 더 이상 갈 수 없는 장소도 있네요. 그렇게 형체가 있고 생명이 있는 것도 시간이 흐르면서 나를 떠나고는 하는데, 하물며 형체 없는 감정 역시 시시각각 변하고 있으며, 그 흐름 중심에 몸을 던져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요즘 따라 더욱요.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더욱 흘러가는 시간들이, 지나치는 장면들이 소중합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촬영 준비를 해서 바깥으로 나가요. 대략적인 행선지를 정하고, 괜찮은 빛의 시간대를 고르고, 장소에 도착하면, 무작정 걸으며 마음에 드는 곳에서 마음에 드는 장면이 시선에 들어올 때까지 계속, 찍습니다. 촬영한 날 촬영하던 순간의 장면들은 변하지 않고 계속 기억에 남아있거든요. 사진을 열어볼 때마다 생각하겠죠, 그 날의 그 시간의 저 빛은 영원히 사진 속에 머물러있구나 하는.




A.H_ROSE


Doll company by Fromswitch 

type - Ryun : R

 ⓒ SWITCH

http://fromswitch.com



A.H_UNTITLE


Doll company by Fromswitch 

type - Ryun : R

 ⓒ SWITCH

http://fromswitch.com





#틈

완벽함이라는 단어는 저와는 거리가 멀어요. 저는 다양한 것들을 하지만 그 다양한 것들 전부에 완벽을 더하고 싶어 했고, 늘 중간보다 조금 위에 위치할 수밖에 없는 저 자신이 늘 원망스럽게만 느껴졌어요. 뭐든지 완벽하게 해내지 못하는 자신이, 어느 정도 선만 적당히 하는 내 자신이. 지금도 항상 그렇게 느끼고 지내요. 

하지만 유일하게 그런 생각을 갖지 않을 때는 작업을 하고 있을 때에요. 저에게 있어서 작업은 정서적 재활과 사고의 환기 역할을 해요. 작업 속에서는 저의 틈도 부족함도 어느 정도는 용납할 수 있어요. 작업을 해나가며 그런 저조차도 조금씩 받아들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어요. 한 번의 아쉬움이 두 번 세 번을 더 도전하게 만들게 되는 토대가 되기도 하구요. 여기서 무엇을 더 강점으로 만들고 무엇을 더 시작할 지는 앞으로의 해나가야 할 일이에요. 틈을 매워나가며, 꿈을 잊지 않고 계속 꾸어나가는 것, 꾸준히 해나가는 것, 그리고 지금 시점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하나는, 나를 강하게 만드는 것이에요. 중심을 잘 잡고 서있는 어른이 된다는 건 너무 힘든 일이라는 걸 느끼고 사는 요즘입니다.




Liz,열화되는 감정


Doll company by Fromswitch 

type - Rusi

 ⓒ SWITCH

http://fromswitch.com




RAY


Doll company by Fromswitch 

type - Rusi

 ⓒ SWITCH

http://fromswitch.com




#에필로그

앞으로도, 계속, 좋아하는 작업을 계속 하고 싶습니다. 

꾸준히, 계속요. 분명 생각이 변하는 시기들이 있을 것이고, 변하는 방향에 뱃머리를 틀어야하나 고민하는 시기도 도래하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계속 작업을 해나간다는 것 하나에만 집중하고 싶어요. 

그저, 세상에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이런 생각을 하며 이런 작업을 하는 사람이 있구나, 하며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인형의 저작권 권리는 각 인형 회사에 있습니다.






MANAH